규슈올레, 모모야마문화의 흔적을 찾아서, 가라쓰코스
모모야마문화의 흔적을 찾아서, 가라쓰(唐津)
사가현(佐賀県)에는 총 3개의 올레코스가 지정되어 있다. 2012년 초, 규슈올레탄생과 함께 지정된 코스는 오래된 온천마을 다케오코스, 그리고 2014년 3월에 가라쓰코스와 우레시노코스가 새로 선보이면서 규슈현내에서는 가장 많은 올레코스를 보유한 현(県)으로 등극했다.
가라쓰시(唐津市)는 한자음대로 발음하면 당진시이다. 충청남도의 당진과 한자표기가 같은 일본의 도시인 샘이다. 우리나라와는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히데요시가 대륙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침략을 준비하며 출정을 했던 곳이 바로 이곳이며,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의 도공들이 만들어낸 일본의 3대도자기인 가라쓰야키의 산지(産地)이기도 하다. 1982년 3월에는 여수시와, 그리고 1994년 9월에는 서귀포시와 각각 자매결연을 체결하여 상호 교류에 경주하고 있다.
[모모야마문화(挑山文化)란]
가라쓰는 모모야마문화(挑山文化)의 발원지이다. 도요토미히데요시가 권력을 잡으면서 가문의 멸망기에 이르기까지의 시대적 배경아래 꽃피웠던 예술적, 미술사적 시대를 모모야마문화기라고 칭한다. 도요토미히데요시가 정권을 장악한 후 신흥 부호상인들이 급성장하게 되면서, 그 부를 배경으로 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대대적인 문화적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오다노부나가의 정책에 의해 불교세력의 힘이 중앙에서 축소되면서 불교주의적인 작품이 현저히 줄어든 반면, 이 시기에 접어들면서 인간중심, 현세적 작품등이 활발하게 선보이게 된다. 더불어, 임진왜란이후 조선에서 끌려간수많은 도공들이 만들어 낸 가라쓰야키는 시대적, 문화적배경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게 된다. 이렇게 모모야마문화가 가장 활발히 꽃피웠던 지역이 바로 가라쓰이다.
[코스안내]
총 길이 : 11.2km
소요시간 : 4시간 내외
난 이 도 : 중
코스개요 : 모모야마 관광안내소 → 마에다도시이에 진영터(前田利家陳跡/0.5.km) → 후루타오리베 진영터(古田織部陳跡/1.2km) → 호리히데하루 진영터(堀秀治陳跡/2.0km) → 히젠나고야성터(肥前名護屋城跡/5.0km) → 히나타가마(炎向窯/5.9km) → 하도미사키 소년자연의집(波戸岬少年自然の家/7.5km) → 하도미사키 캠프장(波戸岬キャンプ場/9.0km) → 국민숙사 하도미사키(国民宿舍波戸岬/11.2km)
모모야마 관광안내소에서는 코스에 필요한 지도와 기타 다른지역의 올레코스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구할 수 있다. 스탬프확인도 잊지말 것.
자, 그럼 본격적으로 제주올레와 가장 많이 닮아있다는 가라쓰코스에 몸을 실어보자. 입구에는 출발점을 알리는 작은 표식이 있고, 이곳에 대나무지팡이가 준비되어 있다. 이버 가라쓰코스를 둘러본 결과, 올레코스를 통틀어서 이 대나무지팡이가 필요없는 코스는 바로 가라쓰코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지를 걷는데에는 오히려 불편할 수 있으니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것.
이곳 하도미사키지역은, 많은 군사진영터가 남아 있다. 건물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지만 곳곳에 위치한 성과 진영터가 이곳이 군사적 요충지였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듯 하다.
가라쓰코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감귤농장. 농부들이 정성스럽게 자식처럼 잘 가꾸고 있는 감귤을 허가없이 따지 말라는, 당부와 간곡한 부탁의 문구가 한글로 적혀 있다. 탐스럽게 잘 자란 감귤의 크기가 주먹보다 크다.
가라쓰코스는 완만한 평지의 흙길과 아스팔트길이 번갈아 교차되기 때문에, 피로를 거의 느낄 수가 없다. 더군다나 간간히 불어오는 해풍으로 흘러 내리는 땀조차 빠르게 증발을 해서, 상쾌한 몸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야트막한 산등성이에 넓게 펼쳐진 잔디가 조성되어 있고, 이곳이 옛 군사진영이었다는 것은 남아있는 기록과 간간히 출토퇴는 유물로 가늠할 수 있다. 바로 호리히데하루 진영터(堀秀治陳跡/2.0km)이다. 다른 진영터에 비해 제법 큰 규모이고, 조망도 훌륭하다.
역사의 길로 접어드는 블랙홀같은 공간. 이 길은 수백년전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이곳을 오가는 사람의 흔적은 온대간대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나만이 현재의 역사에 기록되고 있을 뿐.!!
두어시간이 채 안되어서 히젠나고야성터(肥前名護屋城跡)에 도착을 했다. 국가특별사적으로 지정된 하텐나고야성터는 도요토미히데요시가 1592에 쌓은 성으로, 일본에 남아있는 모모야마시대 성곽 중에서는 최대규모의 성터이자, 현재에도 훌륭한 돌담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당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천수각에서는 멀리 이키섬과 대마도에 이르기까지 현해탄의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고, 벚꽃의 명소이기도 하며 봄에는 꽃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멀리 보이는 것은, 요부코대교. 이곳에 서면 가라쓰일대의 대부분을 조망할 수 있다.
나고야성터를 돌아 내려가면, 작은 마을이 방랑객을 맞이한다. 역시나 인기척이 없고, 가끔 짖어대는 강아지들과 고양이들만이 눈에 띨 뿐이다. 집은 대체적으로 규모가 꽤 큰편이고, 바닷가에 있는 집 치고는 관리가 잘 되어지고 있는 듯이 보였다.
해안가로 향하는 작은 숲길로 접어 들면, 멀리서 잔잔한 파도소리와 숲속을 가르른 바람소리가 뒤섞여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며 귓가를 스쳐간다. 이번에 안 사실은, 바람소리는 모두 다르다는 점. 이 하나를 알아가는 것 만으로도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하도미사키 청소년의 집 후문쪽에 설치된 철제문을 열고 들어가라는 안내표식이 있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해안가산책로를 따라 난 작은 산책로를 지나간다. 땅과 바다의 경계에 푸른색 간새가 방향을 알려주며 오롯이 서 있다.
어느 곳으로 가야 할 지 잠시 머뭇거렸던 곳. 담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난 작은 사잇길이 바로 올레코스이다. 왼편의 아스팔트길을 걸어도 무방하겠지만, 코스의 특성상, 아스팔트길보다는 흙길을 밟아주는 것이 건강에도 이로울 터..^^
푸른 창공에 방향을 알려 주는 올레표식이 그 어느때 보다 더 뚜렷해 보인다. 섬 곳곳에서 피어난 유채꽃은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있는 푸른 새싹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봄이 우리곁에 가까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하도미사키캠프장을 지나 해안으로 난 산책로는 바다바람이 좋고, 조망도 좋아 그 어느곳 보다도 들뜬 마음으로 걸을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자연은 위대하다. 아무리 좋은 길을 사람이 만들어 놓은들, 자연에 동화되지 못하면, 그저 "길"로서의 용도이외에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해안가로 길게 늘어서 있는 화쇄류들의 흔적이 이채롭다.
마지막 종착점인 국민숙사 하도미사키..이 코스에 접어들었을 때가 잠시전이었던 듯 착각에 빠질 정도로 이 길을 어떻게 걸어왔는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아마도 길 전체를 즐기며 걸었고, 그래서 그 즐거움을 발산한 탓이려니 생각을 해 본다.
하도곳에 있는 소라구이가게에서는 현해탄의 거센 파도속에서 자란 소라를 맛볼 수 있다. 지역특산물이기도 한 소라와 더불어 유명한 요부코오징어, 전복, 굴등의 구이도 함께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여독을 맛있는 음식과 함께 날려버리고, 국민숙사에 있는 전망대욕장에서 남은 모든 것을 깨끗이 씻어내 보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그 어느때 보다 더 경쾌하고 상쾌할 것이다.
[코스로 가는 길]
가라쓰 오테구찌 버스터미널에서 하도미사키행 버스에 탑승, 요부코에서 환승하여 나고야성박물관입구에 하차하면 되고, 돌아올때는 국민숙사 하도미사키앞에서 가라쓰행 버스에 탑승을 하면 되는데, 이때도 요부코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환승하는 방법은, 탔던 버스에서 내리면서 요금을 지불하고, 다시 뒷문으로 탑승해서 목적지까지 이동 후 앞문으로 내리면 된다. 즉, 가라쓰에서 탔던 버스와 국민숙사 하도미사키에서 탔던 버스 모두가 최종목적지까지 운행을 하는데, 중간정산을 위해 요부코버스센터에서 환승을 하게 되는 것이다.
--------------------------------------------------------------------------------------------
[규슈올레란]
"올레"는 제주도의 방언으로, "집에 돌아가는 작은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제주도의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제안한 하이킹코스이다. 현재는, 이러한 트레킹코스의 총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제주올레의 성공적인 안착과 인기에 힘 입어, 일본의 규슈관광추진기구가 제주올레와 업무협정을 체결하고 규슈의 매력적인 하이킹코스를 개발하기로 하여 "규슈올레"가 탄생하게 되었다. 2012년 초, 타케오코스를 비롯한 4개코스가 처음으로 선을 보인 후, 2014년 3월 추가로 4개코스가 정비됨에 따라, 현재는 총 12개코스가 개장되어 트레킹을 즐기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의할 점]
그럼 본격적으로 올레길을 걸어 보자.
길을 걷기에 앞서 몇가지 알고 갈 것이 있다.
1. 코스의 중요한 지점에는 말의 모양을 하고 있는 "간세"라고 명명된 표식이 있다. 또한 나무로 된 화살표 등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올레길을 안내해 주고 있다. 간세의 말머리방향, 나무표식의 파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올레길의 코스를 표시한다. 반대의 종점에서 시작을 했다면 붉은색 화살표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2. 간세나 나무표식을 설치할 수 없는 곳에는 주변의 지형지물에 다홍색의 리본(빨간색과 파란색)이 동시에 달려 있는 것이 올레코스를 표시한다.
3. 험한 등산코스가 아니기 때문에 하드등산화를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보통 4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므로 소프트트레킹화정도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
4. 중간에 수분을 에너지를 공급해 줄 수 있는 물과 쵸콜렛 등을 함께 준비하면 더욱 힘찬 발걸음을 내 딛을 수 있을 듯 하다. 복장은 최대한 가볍게..^^, 단 환절기에는 산속의 기온변화가 심하기때문에 급격한 체온변화가 올 수 있으므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점퍼 등을 준비하면 OK~!!
클릭 -->> [규슈올레]가고시마현, 기리시마/묘겐 코스
클릭 -->> [규슈올레]오이타현, 코코노에/야마나미 코스
클릭 -->> [규슈올레]가고시마현, 이브스키/가이몬 코스
클릭 -->> [규슈올레]구마모토현, 아마쿠사/이와지마 코스
클릭 -->> [규슈올레]구마모토현, 아마쿠사/마쓰시마 코스
클릭 -->> [규슈올레]후쿠오카현, 무나가타/오오시마 코스
儒林의 周遊列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