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 여행기 - 우레시노 편
10년 만에 여행한 사가시라서 좀 흥분했는지 카메라의 표준줌 렌즈를 떨어뜨려버려 이제 남은 여행기간 중 대부분의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게되었습니다. ㅠㅠ
그런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다보니 조금 화질이 아쉽기는 하지만 힐링의 목적으로 가벼운 차림으로 다니기에는 여행 시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되었네요.
무거운 DSLR을 가져올 필요없이 다음에는 휴대폰만 가지고 조촐하게 다녀야겠습니다.
이번 여행의 계기는 지인의 결혼식이었지만 그동안 생업에 찌든 몸을 온천지에서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우레시노에서는 2박을 하게되었습니다.
우레시노는 온천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녹차는 일본에서 열손가락에 꼽히는 명차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물이 좋아서 그런지 일본주(사케)도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1. 우레시노 시내 주변
나가사키혼센 하우스텐보스행 열차를 타고 사가역을 출발해서 타케오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우레시노에 도착하였습니다.
우레시노 버스터미널의 관광안내소에 들려서 안내자료와 코스 추천을 받았는데 일단 우레시노 여행 목표는 온천에 많이 들어가고 많이 자고 우레시노의 유명한 유도후를 먹는 것을 우선 순위로 하였습니다.
근처에 발에 증기욕을 할 수 있는 공중온천이 있어 발의 피로를 푸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묵었던 료칸(湯快リゾート 嬉野温泉)에서 가서 짐부터 풀어놓으니 사진을 찍기 좋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나가서 좀 돌아다니다가 적당한 곳에서 식사를 하자하여 시내 부근에서 눈 가는 대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식사는 다리 근처의 부페식 야키니쿠 식당이 왠지 눈을 끌어서 저녁은 이 "야키니쿠 닌자"라는 곳에서 고기와 술을 무제한 리필 옵션으로 혼밥,혼술을 하였습니다. 꽤 다양한 고기와 사케 맥주 등 술을 무한리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2. 도요타마히메 신사
관광지도에 있던 근처에 있는 미인의 신사라고 하는 도요타마히메 신사에 가보았습니다.
도중의 도리이 앞에서 미인 신사에 어울리는 미인 고양이(미묘라 해야하나)가 마중을 나와 같이 놀아주더군요.
신사 안에는 오미쿠지를 뽑는 자동판매기가 있는데 그 가격이 무려 20엔이라는 파격적인 저가이었습니다.
20엔짜리 오미쿠지는 처음 봤네요! 게다가 뽑아보니 "대길"이었습니다!
3. 즈이코우지
료칸에 돌아와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잠을 푹 잤습니다. 그런데 제가 숙박한 방의 창문에서 절이 보여 가보기로 했는데 절의 이름은 즈이코우지라고 하더군요. 일단 이 절에 들린 후 우레시노 산책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겉으로는 수수해 보이면서도 정원 등에 정성이 많이 들어간 외유내강형(?)의 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시볼트 공중 온천과 와타야벳소 그리고 유도후
시내에 예쁜 건물들이 굉장히 많아 눈이 머무를 때마다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오래 전에 시볼트 박사가 온천을 발견하고 지어졌다는 시볼트 공중 온천에 들리는 도중 우레시노의 시니세료칸 중 하나인 와타야벳소가 길에 보였는데 정말 멋진 료칸이더군요. 다음에 가족여행을 오면 와타야벳소, 혼자 오면 또 다른 시니세 료칸인 시이바산소에서 묵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기 전의 세 명의 사가 출신 지인들이 "유카이 리조트", "와타야벳소" 그리고 "시이바산소"를 각각 추천해주었는데 한 지인이 말하길 시이바산소에서 묵으면 출세한다고 하더군요...
일단 출세는 이번에 물건너 갔나요? ㅋㅋ
중간에 토라노코라는 사케를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창문에 김재준 씨가 들렸다는 프린트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하여 들어가보았습니다. (사실 연예계에 관심이 없어서 누군지는 잘몰랐습니다). 료칸에서 우레시노의 술도 한 잔하고 싶은 기분에 이것저것 좀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친절하신 아주머니께서 각종 우레시노 술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고 시음도 시켜주셨는데 한국식으로 원샷을 했더니 각종 술을 차례차례 주시면서 시음하게 해주시더군요. 주시는대로 다 받아마시면 만취할 것 같아 산책 중 휴대할 수 있을만한 크기의 사케를 구입하여 아쉽게 나왔습니다.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우레시노에 왔으면 유도후를 먹어야지 하고 길을 가다가 "와라카도"란 가게를 발견하여 멋진 유도후를 먹었습니다.
유도후에 밑반찬하고 건강한 야채들하고 같이 나오는데
여기 며칠 있으면서 유도후를 매일 먹으면 정말 건강해질 것 같아요!
저녁도 유도후를 하는줄 알고 먹으려 했지만 유도후 가게들은 영업시간이 오후 5시까지인가 조금 일찍 닫는 것 같네요.
돌아다니다가 떡볶이 깃발을 발견했는데 그 깃발의 주인분은 우레시노 인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시는 선생님이셨습니다.
떡볶이를 먹으면서 여러가지 말씀을 나눌 수 있었는데 특히 선생님 댁은 온천 물을 끌어다가 쓰신다고 하시던게 재미있었네요. 우레시노의 많은 사람들이 집에 온천 물을 끌어쓰는 것 같습니다. 정말 부럽네요.
5. 히젠유메카이도
닌자 테마파크인 "히젠유메카이도"에 가보았습니다. 옛날 닌자에 관련된 것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닌자에 관심 있으신 분은 꼭 들려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왠지 사가답게 금칠한 측간이라고 요란스럽게 써놓은 화장실이 입구 근처에 있어서 맞아주는데, 써놓은 글들이 재미있습니다.
유메카이도 안에서는 표창도 던져볼 수 있고 (잘던진다고 칭찬도 받았어요) 소소한 귀신의 집도 있었는데 무섭다기보다 나름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일본 무사 집도 있고 공연장이 있어 날짜를 잘 맞추어가면 공연같은 이벤트들이 있는 것 같아요. 닌자에 대한 일러스트라던가도 많이 있어서 닌자 팬들은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신기하게 점을 칠 수 있는 점집이 있었는데 (1,500엔) 궁금해서 들어갔는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특히 입구의 여성 닌자(쿠노이치) 분의 닌자 복장이 멋있어서 사진 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혼쾌하게 멋진 포즈를 취해 주셨습니다.
6. 우레시노 올레길
제주도의 올레길이 유명해서 벤치마킹(?)으로 큐슈 각지에도 멋진 올레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워낙 길치라 해가 지면 분명히 사방이 깜깜할 것 같아 료칸에 돌아가는 것이 힘들 수 있으므로 시간이 되는데 까지만 올레길을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걸었습니다.
길 가는 곳곳에 그림 타일이 있는데, 우레시노의 랜드마크인 시볼트 공중온천, 카시마 전통 예술인 멘부류, 사가 아리아케 해안의 짱뚱어등이 그려져 있어 돌아다니면서 찍은 그림 타일을 한 사진에 모아봤습니다.
우레시노 올레길이 꽤 긴데, 시간 상 토도로키 폭포라는 곳까지를 목표로 해서 우레시노 올레를 산책하였습니다. 토도로키 폭포 위 한가운데 부동명왕(?)이 서있고 근처의 공원에 아직까지 본 미끄럼틀 중에 제일 귀여운 코끼리 모습의 미끄럼틀이 있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추천받았던 료칸 중 한 곳인 시이바 산소에 들려보았습니다. 온천에도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히가에리가 되는지를 몰랐고 길치라 어두워지기 전까지 시내에는 도착하고 싶어서 아쉽게 사진만 찍고 왔네요. 도중에 신사가 있었는데 아이들 놀이기구가 있던 것이 재미있었고, 스모의 도효까지 있더군요.
7. 우레시노 차밭, 논
시내로 돌아가는 길에는 너무 멋진 노을을 만났습니다.
유명한 우레시노 차밭하고 논이 같이 있는 것이 재미있네요.
이런 학교에서 애들을 키우면 정말 건강하게 클 것 같은 기분이 마구 듭니다.
돌아오는 길에 야구장이 있었는데 우레시노의 적은 인구에도 야구를 좋아하는 사가 사람들답게 야구장이 너무 잘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저녁으로 오랫동안 못먹었던 일본의 짬뽕을 먹고 싶어 저녁은 시내 중화요리집에서 짬뽕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TV에서 사가 사람들은 짬뽕에 우스타 소스를 넣어서 먹는다고 해서 한 번 그렇게 해보려 했는데 막상 그 가게 테이블에 우스타 소스가 안보이더군요. ㅋ
그래도 멋진 하루를 보내고, 료칸에 돌아와 온천 후 산책 내내 가방에서 소중히? 간직한 우레시노 술을 꺼내 한잔합니다.
행복하네요!
우레시노, 심신을 힐링할 수 정말 멋진 온천지인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