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현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작성자 : 하동호 [2020-12-29]

코로나19로 인해 일본 여행을 하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 지금까지 일본을 많이 여행했지만, 사가를 가장 많이 방문했다.

이상하게도 이곳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전생에 사가현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쩌면 제2의 고향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방문할 수 없는 사가... 지난 추억들을 떠올려보기로 한다.

2018년 여름, 가까운 후쿠오카를 방문하고, 사가현은 아는 형님이 소개한 이자카야에서 술을 마시는 일정으로 하루만 다녀오려고 했으나, 그 때 후쿠오카 호텔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사가에 숙소를 정하고 여행을 시작했다. 하카타역에서 구입한 이 티켓이 사가와 오랜 인연을 맺어줄 줄은 그 때는 몰랐다.

처음 묵었던 호텔인 루트인 호텔. 고만고만한 비지니스 호텔이지만 사가역 바로 앞에 있어서 아주 편리했다.

하카타역에서 가지고 온 사가 시내 안내 책자. 사가 시내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하고 있다. 이거 하나면 사가 시내는 충분하다.

사가를 대표하는 인물. 보면 볼수록 소지섭을 닮았다.

사가는 후쿠오카나 도쿄 등에 비해서는 소박한 도시이다. 곳곳에 레트로한 감성이 많이 남아 있다.

사가 곳곳에는 사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사가는 참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곳이다. 뉴오타니 호텔 뒤에 있는 넓은 연못. 천천히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사가 TV센터 앞 도로. 북적이지 않아서 좋다.

현지 사람처럼 느긋하게 걷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겨울에 다시 찾았던 사가. 사가 신사에 가보았다.

조용하게 경내를 산책해 보았다.

사가 신사 근처에 있는 갓파의 모습.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갓파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가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고우노 공원으로 가는 길

작은 놀이공원과 아름다운 연못 정원이 매력적인 곳이다.

 

사람이 많이 없었던 오전의 골목. 사가를 대표하는 축제인 사가벌룬페스티벌을 표현한 그림이 많이 보인다.

 

소소박한 사가이지만 가을부터는 화려한 조명이 도시 곳곳에 설치된다.

기모노를 곱게 차려 입은 여성분들의 모습도 보인다.

사가 여행을 사면서 사케를 좋아하게 되었다. 양조장이 모여있는 히젠하마주쿠에 가보기로 한다.

히젠하마역은 역무원도 없는 작은 역이었다. 

양양조장과 주판점들이 곳곳에 있는데 일본어가 서툴러서 양조장은 방문하지 못하고, 주판점에서 술만 몇 병 사 왔다.

다케오에 가보기로 했다. 다케오하면 온천과 다케오녹나무, 그리고 다케오시립도서관이다. 인구보다 몇 십배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도서관이다. 도서관 내에 서점이 함께 있는 것이 특이했다. 사진 촬영은 지정된 포토존에서만 할 수 있다.

다케오시립도서관, 다케오온천, 다케오녹나무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나는 다케오 에끼밴이 가장 좋다. 규슈 지역 에끼밴 대회에서 다년간 우승한 아주 훌륭한 에끼밴이다. 에끼밴을 먹기 위해서 다케오에 방문한 적도 있다. 다케오온센역 내의 "카이로도"

 

일본 여행을 하면서 에끼밴을 수십 개는 먹어봤는데, 사가규로 만든 에끼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라츠역 로비로 나오면 가라츠 군치에 사용되는 히키야마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이자카야에서 가라츠가 고향인 직원이 가라츠군치를 꼭 보러 가야 한다고 소개해주었다. 가라츠 군치는 11월 초에 열린다. 사가 벌룬페스티벌과 비슷한 기간에 열린다. 사가벌룬페스티벌을 2번 보러 갔는데, 첫번째는 가라츠를 가보지 못했고, 두번째 방문 때 가볼 수 있었다. 그와는 별도로 겨울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자카야에서 만나서 친구가 된 사람과 같이 가기로 했지만, 친구가 갑자기 아프게 되어서 혼자 다녀왔던 나름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친구와 함께 하지 못한 내 마음과 같아서 오래 기억되는 동상이다.

가라츠 신사의 모습

행사가 열릴 때는 수많은 인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가라츠 신사 앞에서 출발하여 가라츠 시내를 돌아다니는 많은 히키야마와 히키야마를 끌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없던 에너지가 솟아오르는 것 같다. 가라츠군치는 꼭 한 번 볼만한 이벤트이다.

사가하면 가장 먼저 사가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 생각나고, 그 다음에는 사가벌룬페스티벌이 떠오른다.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까지 가세 강변에서 열리는 행사이다. 행사 기간에는 임시역인 벌룬사가역이 개통된다. 사가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다 모이는 것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규모의 행사이다.

하늘 위로 벌룬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려면 아침 일찍 가야 한다.

사가역은 온통 사가벌룬페스티벌 홍보물로 장식되어 있다. 축제의 분위기를 역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른 아침 행사장 풍경. 수많은 야타이들로 가득하다.

오전에 지정된 위치로 착지하는 경연 대회가 열리고, 하루종일 이벤트가 이어진다. 이른 아침에 여명을 헤치고 날아오르는 수많은 벌룬들을 떠올리면 그 때의 벅찬 마음이 되살아난다.

<사가 벌룬 페스티벌 짧은 영상>

https://youtu.be/YTRMXcjG3jQ

https://youtu.be/g-VVxBx7TkM

 

사가벌룬페스티벌의 기념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사가에 처음 방문하던 날 가장 먼저 숙소 근처에 있는 음식점을 찾았다. 시원한 맥주가 떠오르는 여름이었지만, 사가에서만 마실 수 있는 지자케를 주문했다.

술잔에 인심이 넘쳐난다.

나에게 사가 친구를 만나게 해주고, 수많은 추억과 즐거움을 안겨 주었던 이자카야. 안타깝게도 올해 1월에 방문했을 때 운영하던 친구는 가게를 그만 두었다고 했다.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없었나 보다. 얼마 전에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일본 여행을 하게 되면 사가에 가장 먼저 갈 예정이다. 아무래도 제2의 고향이니까.

지금까지 10번 이상 방문한 것 같다. 사가에서 숙박을 하면 하루의 마무리는 항상 여기였다. 처음에는 메뉴판에 있는 사가현의 사케들을 주문하다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사케! 오마카세 구다사이"라고 주문했다. 때로는 메뉴판에 없는 사케들도 내주고,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옆 자리에 앉은 사람과도 술잔을 기울이면서 친구가 되고, 나에게는 너무나 많은 추억이 담겨 있는 곳이다. 한번은 만취해서 숙소에 왔는데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방을 잘 찾아와서 잠든 것을 보면 사가는 역시 제2의 고향이 맞는가 보다.

해장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 사가역 앞에 있는 "라라라 라멘" 진한 국물과 라멘을 같이 먹으면 속이 풀리는 것 같다.

사가현청 전망대 내의 레스토랑에서 먹은 시시리안 라이스. 사가 친구가 추천해준 메뉴이다. 점심 식사로 딱 맞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양국의 왕래가 자유로워지면 사가에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동안 잘 버텨냈다고 위로도 해주고, 사가의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이자카야에서 밤이 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