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의 짦고도 긴 사가 여행기

작성자 : 차진희 [2016-08-26]

1.여행컨셉: 커플휴양여행

2.여행기간: 7월 22일 ~ 7월 24일 (2박 3일)

3.숙박: 컴포트호텔사가 1박 + 우레시노쇼엔 료칸 1박

4.이동방법: 렌트카

5.이동경로: 사가시내-가라쓰시 요부코항-가라쓰시 하도미사끼-우레시노-시오타츠마치나미

우리 커플은 여행을 좋아한다. 만나기 전부터 각자 이곳저곳을 많이 다녔었다. 하지만 당분간 각자의 사정상 긴 휴가를 쓰지 못하게 된 우리는, 주말을 이용해서 가깝게 떠날 수 있는 일본여행이 최근 가장 큰 즐거움이 되었다. 일본은 각 도시마다 나름의 특색을 가지고 있어 재밌고, 저녁마다 사케한잔에 간단한 안주를 시켜 먹을 수 있는 이자까야가 많은것도 평소 술자리를 즐기는 우리커플에겐 더할나위 없는 여행지인듯 하다.

이번 사가여행도 7월에 휴가하루 제대로 쓸수 없는 내 사정때문에 반차를 쓰고라도 여행갈 수 있는곳이 없을까 알아보다가, 거리도 가깝고 금요일 오후 출발, 일요일 오후도착이라는 티웨이 비행스케쥴을 보고 적당할듯 싶어서 하루만에 결정하고 예약해 떠나게 되었다. 또 딱 예약할시기에 여행장려차원에서 정부보조금으로 렌트카도 약 50프로정도 할인된 금액으로 예약 할 수 있어서 더 기분좋게 여행준비를 할 수 있었다.

사실은 우리도 사가라는 곳을 이번여행을 준비하며 처음 알게 되었고, 인터넷에 사가에 대해서 검색을 해봐도 아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고, 아직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궁금하고 신기하고 재밌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 숙소를 정할때쯤 혹시나 하고 사가에서 가볼만한 곳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찾은, 일본 3대미용온천 마을이라는 우레시노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우리가 가는 곳이 꽤나 유명한 곳이구나 싶어서 다행스럽고, 한층 기대하게 됐었다.

드디어 여행을 떠나는날, 남자친구는 미리 공항에 가서 셀프체크인 시스템으로 티켓팅을 하고 포켓와이파이 픽업을 했다. 그 사이에 난, 오전업무를 마무리하고 12시에 퇴근해서 12시 28분에 출발하는 서울역공항철도를 이용해서 인천공항으로 갔다. 가면서 혹시나 늦을까 싶어서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그래도 다행히 공항에 제시간에 도착해서 점심도 먹고 비행기도 늦지 않게 탈 수 있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사가행 비행기에 탑승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에 함께 타고 간다는것에 놀랐었다. 우리가 아는것보다 사가를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은것 같아서 내심 뿌듯했다고 할까.  약 1시간 20분정도의 짦은 비행시간뒤에 아담한듯한 사가공항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출국심사를 하고 렌트카를 픽업하러 토요타렌트카로 향했다. 그곳에는 렌트카픽업시에 필요한 통역을 도와주시는 한국분들이 몇분 계셨다. 지금까지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약 6~7개의 도시를 다녔지만 공항에서 그런 서비스는 처음 이었고, 특히나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가에 그렇게 한국분들이 많이 사시는 줄은 몰랐어서 신기했다. 또 다들 봉사차원에서 나오셔서 관광객들을 도와주고 계셔서 너무 반갑고 고마웠다. 도움 덕분에 렌트카를 무사히 받을 수 있었고, 픽업전 우리나라와 상당히 다른 일본의 교통법규나 보험제도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들을 수 있어 좋았다.

 

첫날은 렌트를 하고 공항을 나오니 벌써 오후 5시반이 넘어서 숙소가있는 사가역으로 바로 향했다. 공항에서 사가시내까지는 차로 30분정도면 갈 수 있었다. 출발할때는 길이 한적하다는것 이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어 보였지만, 공항을 나서자마자 펼쳐지는 양쪽의 푸른 초원은 파란여름하늘과 대조되어 너무 평화롭고 아늑한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특히 몇분만 지나면 영화세트장에 온듯 전통가옥들이 양쪽으로 멀리 보이는데 신기하고 너무 예뻤다. 너무멋진 풍경을 감탄하며 넋넣고 바라보던 나에게, 조심조심 우측 운전중이던 남자친구가 한마디 했다. "사가여행 오길 잘했어! 좋은 선택이야! 우리 나중에 이런데 살자" 평소 말 없는 사람이 기분이 좋은지 말이 많아졌고, 듣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

사가에서의 첫 숙소는 컴포트호텔사가로 잡았었다. 첫날 일정이 호텔체크인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이자까야에서 술 한잔 하는 것이었던 우리에게는 사가시내 중심인 사가역 바로앞에 있는 이 호텔이 적격이었다. 가격도 10만원 안쪽으로 굉장히 저렴하면서도 아침식사까지 무료로 포함되어 있어서 가성비가 좋은것 같았다. 특히 로비에서 언제든지 원할때 마실수 있는 커피와 티 서비스가 좋았다.

체크인을 하고 나니 벌써 6시반이 넘었었다. 우리는 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하고 사가역 바로 앞에 있는 꽤 유명한 사가규구이식당을 찾아갔었다. 금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예약은 꽉차있었고 우리는 먹을수 없었다. 사가에서 먹을수 있다는 사가규는 굉장히 비싸지만 그만큼 맛이 좋다고 알려져있어 기대했었던 우리는 약간은 실망했었다. 하지만 곧 우리는 다른 음식점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사가역 뒤쪽으로 나가보니, 이미 어두워진 거리지만, 멀리 불빛이 반짝이며 보이는 것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저녁식사겸 나왔다가 겸사겸사 시내 구경을 하게되었고, 우리가 느끼기에는 한국과는 다르게 금요일 저녁의 사가시내는 굉장히 조용했다. 하지만, 어느정도 돌아다니다 맘에드는 식당으로 들어갔을때는 꽉찬 사람들로 인해 왁자지껄한 소리에, 사람들이 다 식당안에 들어가서 금요일 저녁을 즐기느라 거리가 조용하다는것을 알았다. 우리도 그 속에서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사케한잔을 시켜먹고 있자니, 일상에 치여서 힘들게 하루하루 버티는 우리같은 직장인에게는, 하루라도 휴가를 내고 여행와 즐기는 이 시간이, 더없이 좋게만 느껴졌다. 우리는 2차로 호텔 옆 이자까야를 들려서, 한국을 좋아하셔서 여행을 몇번이나 왔었다는 쉐프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케한잔을 더 했고, 여행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여행 둘째날, 우리는 이른 아침을 먹고 호텔 체크아웃을 일찌감치 마친뒤 차를 타고 가라쓰시로 향했다. 워낙에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좋이하는지라, 둘째날 숙소를 우레시노랑 가라쓰중에 어디로 해야할지를 한참을 고민할 정도로 우리는 이번여행에서 가라쓰를 굉장히 가고 싶어했었다. 결국 우리는 둘다 포기 할수 없었기에 둘째날 아침일찍 가라쓰시 요부코항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우레시노로 향하는 일정을 잡았었고,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요부코항까지 가는 길은 역시나 한적했다. 분위기는 흡사 우리나라 제주도같았고, 그래서 그런지 편안함과 친근감마저 들기도 했다. 사가시내에서 가라쓰시까지는 2시간정도가 걸렸고, 제한속도를 생각하면 거리상으로는 얼마 되지 않는듯 했다.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오징어회로 유명하다는 만보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오징어회정식과 사시미정식을 시켰고, 메뉴를 시키지마자 듣던대로 그 자리에서 수조에서 헤엄치던 오징어를 잡아, 투명한 상태로 회를 떠서 서빙되었다. 아직 살아움직이는 오징어에게는 미안했지만, 싱싱함은 말할것도 없고 오징어를 씹을때 쫀득함과 단맛은 우리가 두시간을 달려온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정식을 시켰기에 그이외에 차려진 음식 또한, 일본답게 아기자기하고 정갈해 보여 먹는 내내 눈까지도 즐겁게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특히 오징어의 몸통과 생선의 살은 회로 먹고, 오징어의 다리와 머리부분은 덴푸라로, 또 생선의 머리와 몸통뼈 부분은 가라아게로 해주는데 이것또한 새로운 메뉴를 주문한듯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점심식사를 마치고는 요부코항을 잠깐 돌아보며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몇장을 찍고는 우리는 곧바로 하도미사키로 향했다. 워낙에 푸짐한 점심을 먹었기에 배는 불렀지만, 그래도 그곳 명물이라는 숯불소라구이를 먹기 위해서였다. 도착해보니 소라구이 포장마차는 해수욕이 가능한 하도미사키해변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우리는 소라구이를 먹기 전에 해변가를 먼저 구경하기로 했다. 하고미사키해변에는 가라쓰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제주도의 돌하루방이 있었고, 사람들은 시원하게 해수욕 중이었다. 하도미사키에 해수욕장이 있다는것을 몰랐던 우리는 수영복을 준비해가지 않았기에 바다에 뛰어 들수 없어서 너무도 아쉬웠다. 특히나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해수욕 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그래도 여름날씨 답게 하늘과 바다는 새파랗고 길가에는 녹색의 잔디들이 풍성하게 자라나 있어서 어느곳을 찍어도 그림같은 사진이 찍혔다. 소라구이를 먹기전에 우리도 이 멋진곳에서 사진 몇장을 찍기로 했고, 그때 해변가 바로옆 해중전망대 공원에 있는, 연인의 성지라는 하트조형물 하도에서 함께 찍은 사진은 우리커플이 함께 찍은 사진중 제일 맘에 들어 액자에 끼워놓고 매일 보고있다.

사진을 찍고는 우레시노에 예약한 두번째 숙소의 체크인 시간을 맞춰서 가기위해서, 부리나케 하도미사키 입구에 있는 소라구이집으로 향했다. 비슷한 몇십개의 소라구이집이 기억자 형태로 주차장같은곳을 둘러싸서 자리해 있었다. 가격이나 맛이 다 비슷하다는것을 알고 갔기에, 적당한 집을 찾아 들어갔다. 우리는 소라구이 한접시와 전복구이 한접시를 시켰고, 숯불에 직접 굽는 모습을 신기하게 구경하고는 점심을 배불리 먹은것도 잊은채 소라구이와 전복구이를 맛있게 먹었다. 씁쓸한 맛의 소라구이 보다는 달달한 간장소스를 발라서 구운 전복구이를 더 맛있게 먹었다.

하도미사키를 들린것으로 가라쓰시에서 계획했던 일정을 마치고는, 우리의 둘째날 최종 목적지인 우레시노로 이동했다. 이동거리는 지도상에 나와있는 거리보다는 더 멀게 느껴졌다. 시간은 예약한 료칸까지 2시간반정도가 걸렸던것 같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사가여행을 준비하며  우리는 우레시노라는 온천마을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고, 이왕가는거 전통적인 료칸에 머물 계획을 했었다. 하지만 워낙에 료칸은 아침저녁 가이세키요리가 포함되어서 그런지, 숙박비가 만만치 않았고, 료칸의 특성상 숙박비가 1인당으로 계산되는 것 때문에 지불해야 하는 전체 숙박비가 만만치 않아서 망설였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욕탕을 이용못하는 우리는, 대신에 료칸에 대여 가능한 가족전세탕이 있거나, 화실에 노천온천이 딸려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보니 갈수 있는 료칸들이 추려져서 선택의 폭이 넓지도 않았다. 그래도 이대로 포기 할 수는 없어서, 일본 료칸예약만을 취급하는 각종 대행업체들의 사이트들을 열심히 검색한 결과, 비교적 비싸지 않은 가격에 우레시노 쇼엔이라는 료칸의 노천온천이 딸린 화실을 예약할 수 있었다. 또 쇼엔에는 하나밖엔 없지만 가족전세탕이 있어서 그것또한 맘에 들었다. 특히나 그곳 사장님 부부는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인에게 굉장히 호의적이고, 한국인 스텝도 있다고 해서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가라쓰에서 2시간 반을 달려서 도착한 쇼엔은 우레시노 마을에 흐르는 온천강가 중간에 위치해 있었고, 마을중심으로 가는 길 바로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레시노에서 오래된 축에 속한다는 쇼엔은 그에 걸맞게 전체적으로 전통적인 분위기가 강했고, 가구나 인테리어가 세련된 현대식의 느낌보다는 오래되었지만 잘 관리되어서 정갈하고 깨끗한 느낌이 강했다. 도착하자마자 한국인 스텝분이 짐도 날라주시고, 간단한 다과와 차를 준비해 주셨다. 너무 깍듯한 대접에 조금 어색했지만 앞으로 1박2일간은 료칸의 특성이려니 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차를 한잔 마시고 짐정리를 하고는, 방에도 작은 노천탕이 있었지만 오후에는 전세가족탕을 먼저 이용해보기로 했다. 50분에 2200엔정도였고,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사용 가능한 곳이었다. 전화로 예약하고 안내를 받아서 가보니 안쪽에는 보통 목욕탕의 탈의공간같은 시설이 되어있었고, 아기침대도 놓여있어서 그야말로 작은 목욕탕이었다. 중간에 통유리로 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편백나무를 이용해서 만들었다는 노천탕이 있고, 그 가장자리에는 나무가 우거져 둘러쌓여져 있어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그야말로 여유있게 호사를 누리듯 우리끼리만 온천을 하며 조용히 쉴 수 있는 전세탕이었고, 특히 장거리 운전으로 피로했을 남자친구에게는 특별히 더 좋은 시간이 될듯 하여 좋았다.

목욕을 끝내고 잠깐 쉬고는 바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가이세키요리가 준비되었고, 방으로 직접 모든 요리를 날라다가 테이블에 직접 셋팅해 주었다. 정말 그야말로 사진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요리들이 차려졌고, 하나하나 정말 눈이 안가는 음식이 없을정도로 예쁘고 아기자기했다. 요리가 다 차려진 후에는 한국인 스텝분이 음식 하나하나 만드는 방법과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설명해주셨고, 그냥 먹는것보다 설명을 듣고 먹으니 더 맛있고, 음식맛을 더 잘 느낄수 있는것 같아 좋았다. 저녁을 먹기전에 한국인 스텝분께서 우리가 우레시노에서 묶던 그날밤에 마을에 야시장이 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원래는 밤 8시 이전에 마을 전체가 조용하고 깜깜해지는데 그날만 특별히 마을에 야시장이 서고, 가게들도 늦게까지 오픈한다고 설명해주시며 우리가 정말 운이 좋은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는 소화도 시킬겸 야시장 구경에 나선 우리는, 정말 상상도 못하게 불이 밝혀진 우레시노마을의 중심거리를 볼 수 있었다. 이동네 사람, 옆동네 사람, 놀러온 사람들까지 모두 나와서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하는 모습에 우리도 신이나서 구경도 하고 선물도 사고 했다. 우레시노에서 이런 마을 특별 장터가 1년에 몇번이나 되려나 싶었는데, 딱 하루 우리가 머무는 그날, 야시장이 서서 재밌는 구경 많이 하는 우리가 정말 복이 많구나 싶었다. 시장도 구경하고, 동네 학생들이 다 나와서 하는 공연도 구경하고, 길거리에서 하는 탁구시합도 구경한 우리는 마지막밤을 즐기러 이자까야로 향했다.

우리가 갔던 이자까야는 료칸의 한국인 스텝분이 서개해준 곳으로, 재일교포분이 어머니에게 비법을 전수받아 양념한 숯불갈비를 안주로 파는 집이었다. 이지까야의 이름은 이치류였고, 알려준 방향으로 가서 찾아 들어가니, 그렇게 조용하던 동네에 사람들은 다 그집에 모여있는듯 했다. 우리도 여행의 마지막밤을 기념하기 위해서 생맥주 두잔과 대표음식인 호네즈케갈비를 시켜서 먹기로 했다. 갈비맛은 한국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양념갈비보다 조금 더 짠맛이 강한 숯불 갈비맛이었고, 맥주와 함께 조금씩 먹다보니 정말 맛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그 메뉴는 하나씩 테이블에 올려져 있었다. 듣던대로 정말 인기많은 대표음식인듯 했다.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재일교표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갔기에, 이렇게 한국 음식을 판매하고, 일본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음식이 인기가 많아서 가게에 사람이 꽉 들어찬 모습을 보니 왠지모를 뿌듯함과 뭉클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도 언젠가는 이렇게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서 함께 일하고, 함께 즐기고, 함께 늙어가자고 이야기하며 여행둘째날 밤을 마무리했다.

여행 마지막날,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깨어난 나는 대중노천탕에 가보기로 했었다. 다행히 내가 간 시간에는 첫번째 아침식사 시간이어서 아무도 없었기에 귀여운 노천탕의 사진도 찍고, 조용히 온천욕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 할 수 있었다. 온천을 마치고는 방으로 돌아와 어느새 이불을 치우고 차려준 아침상을 맞았다. 아침식사 또한 너무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지역음식이라는 온천두부는 입맛에 맞아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전날 저녁 가이세키요리로 저녁을 차려줘서 방에 앉아 배불리 먹고, 이불깔아줘서 잠자고, 예약한 시간에 다시 이불 치워주고, 또 방에 앉아서 차려주는 아침상을 받고 있자니, 원래 료칸은 이렇게 해주는거라해서 알고 어느정도 기대하고 오긴했지만, 그 기대이상이고 너무도 색다른 경험이라 재밌었다. 어디서 또 이런 대접 받을까 싶고, 특히 한국인 직원분이 계셔서 마지막까지 더 편안하게 있다 올 수 있었던거 같아서 감사했다.

아침을 먹고는 체크아웃시간인 10시에 맞춰서 료칸에서 나온 우리는 우레시노는 떠나기전 마을중심에 있는 사케가게로 향했다. 일본 사케대회에서 상도 받았다는, 맛있고 좋은 사케를 많이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한 아즈마이치. 워낙에 술을 즐기는 우리였기에 당연히 들려야 하는 코스중에 하나였다. 전날 야시장이 섰을때, 가게에 이미 들려서 왠만한 아즈마이치 사케는 다 맛봤었기에 사케를 고르는데는 힘들진 않았지만, 두병을 살지 세병을 살지 고민하다 결국 캐리어의 무게생각에 두병씩만 샀다.

사케를 구입하고는 마지막으로 우레시노 마을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전날에는 저녁이기 제대로 보지못했던 마을 중심에 있는 귀여운 공중목욕탕과 마을에 정자같이 만들어진 야외족욕탕은 이마을만의 특징인것 같고 참 특색있었다. 마을 구경을 다 마치고는 우리는 마지막 일정인 점심을 먹으러 우레시노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시오타츠마치나미로 향했다. 도착하고 보니 점심시간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마을 앞에 마트에 들려서 회사친구들 나누어줄 과자도 사고, 엄마의 특별주문인 매운맛의 블럭카레도 샀다. 시오타츠마치나미는 굉장히 작은 마을로, 마을 가운데에 길게 뻗은 길은 에도시대에 나가사키로 통하는 중요한 길목이었다고 한다. 마을은 아직도 그 풍경이 너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그 길 끝자락에 있는 카페라쿠야가 우리의 목적지였다. 하루에 딱 한팀만 예약을 받아서 식사를 준비해 준다는곳인데, 내 식사 예산을 미리 정해서 알려주면 그 예산에 맞춰서 준비해준다. 어제 료칸에 부탁해서 예약을 했는데 다행히 예약이 되었었다. 우리 점심 예산은 적당한 선인 1인당 1500엔이었고, 우리의 예산에 맞춘 우리만을 위한 점심식사는 어떤것일까 기대하고 카페에 갔다. 카페라쿠야에서 우리 예산에 맞춰서 준비해준 음식은 각종샐러드와 반찬. 그리고 오리다리구이와 돼지고기야채찜이었다. 한국손님이라는 얘기를 들으셨는지 김치반찬도 주고, 돼지고기 찜에도 양배추와 김치를 살짝 깔아주고, 국으로는 김치와 계란을 넣고 끓인 것으로 준비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김치 없으면 못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손님하나하나에 신경써주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맙고 좋았다. 

점심식사까지 마친 우리는 이제 공항으로 향하는 일정만이 남아있었다. 공항까지는 30분도 안걸리는 거리였고, 가기전에 마지막으로 슈퍼에 들려서 사지못한 음료나 맥주같은것을 사고, 주유소에 들려서 기름도 넣고 가기로 했다. 역시나 한적한 공항까지의 그 길을 달리며 우리는 각자 이번여행에서 느낀것을 나눴다. 너무 여유롭고 편안했던 이번 사가여행이 너무 좋았고, 나중에  각자 가족들과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같은 생각을 했다.

사실 우리가 처음으로 만남을 약속하게 되고 가까워지게 된것도 작년 가을 처음같이 떠난 오사카여행에서 였다. 또 우연치않게 각자 세계여행을 꿈꾼다는것을 알게된 뒤, 그 꿈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같이 계획하면서 진지한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고, 남자친구의 첫 생일을 기념해서 함께 한것이 오키나와 여행이었고, 여름휴가를 처음 함께 보내게 된곳이 사가였다.

지금도 우리는 한번이라도 더 함께 여행가기 위해서 매일 갈만한 곳을 알아보고 휴가를 재고 있다. 이제 또 언제 어디로 떠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굉장히 잘 맞는 여행파트너이기에 조만간 또 자연스레 시간을 맞추고 맘을 맞춰서 떠나지 싶다. 그와의 여행은 계획하는 순간부터 돌아오는 순간까지 어느하나 놓칠 수 없이 즐겁고 좋으니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